일식집에서 갈아주는 생와사비는 특유의 알싸한 풍미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무에 색소를 넣은 ‘가짜 와사비’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이유로 진짜 생와사비를 직접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와사비를 집에서 키우는 게 가능할까요? 어렵다는 말이 많지만, 환경만 맞춘다면 도전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식물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와사비 씨앗부터 모종, 재배 환경, 수확까지의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집에서 와사비를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1. 와사비와 고추냉이, 같은 식물일까?
먼저 혼동되기 쉬운 용어부터 짚고 가야 합니다. 일본어로 ‘와사비’라 불리는 이 식물은 한국에서는 ‘고추냉이’라고 부릅니다. 학술적으로는 ‘양귀비목 십자화과 고추냉이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고추냉이’와 ‘와사비’는 사실상 동일한 식물을 지칭합니다. 다만, 상업적 또는 일반적인 용어로는 '와사비'라는 표현이 더 널리 사용됩니다.
2. 와사비 씨앗 vs 모종,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와사비 재배를 시작할 때는 씨앗으로 시작하거나, 모종을 구입하여 심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와사비 씨앗 가격 및 구매 팁
와사비 씨앗은 국내에서 다소 구하기 어렵지만, 일부 인터넷 쇼핑몰이나 해외 씨앗 전문몰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품종과 판매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20립에 5,00015,000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단, 발아율이 낮기 때문에 초보자라면 모종부터 시작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2) 와사비 모종의 장점
모종은 이미 어느 정도 자라난 상태로 구입할 수 있어, 발아 실패 걱정 없이 키우기 수월합니다. 시중에서는 10주에 약 20,000원 내외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다만, 가격은 지역 및 품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집에서 와사비 키우기, 어떤 환경이 필요할까?
와사비는 원래 냉량한 계곡 근처의 그늘지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랍니다. 집에서 이를 재현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 온도 조건: 생육에 가장 적절한 온도는 8~18℃입니다. 여름철 28℃ 이상, 겨울철 3℃ 이하가 되면 식물이 손상될 수 있어, 여름에는 반그늘, 겨울에는 하우스나 실내로 옮겨야 합니다.
- 토양: 배수가 잘 되면서도 습기를 유지할 수 있는 유기물이 풍부한 흙이 적합합니다. 펄라이트나 마사토를 섞은 배양토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햇빛과 물: 직사광선보다는 그늘 또는 반음지에서 잘 자라며, 수분을 좋아하지만 물빠짐이 좋아야 뿌리 썩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4. 와사비 수경재배, 가능한가?
네, 가능합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수경재배를 통해 와사비를 대량 생산하기도 합니다. 다만, 일반 가정에서 수경재배를 할 경우에는 항상 흐르는 물 공급 시스템, 온도 유지 장치, 병해충 방제가 필요하므로 장비와 노하우가 요구됩니다. 실내에서 작은 규모로 실험해보는 정도는 가능하나, 초보자에게는 흙 재배가 훨씬 접근성이 높습니다.
5. 와사비 재배 난이도와 키우는 재미
와사비는 생각보다 재배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생육 조건이 까다롭고 병충해에도 취약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달팽이, 진딧물 등에 의해 잎이 쉽게 손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잎을 관찰하는 재미, 잎이나 줄기를 장아찌나 쌈채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근경(뿌리줄기)은 수확까지 약 18~24개월이 소요되며, 이 뿌리줄기를 갈아 생으로 먹는 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와사비’입니다.
마치며
와사비는 단순한 향신료가 아니라, 키우는 사람의 정성과 환경을 요구하는 섬세한 식물입니다. 비록 초보자에게는 도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환경만 잘 맞춰준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기를 수 있는 매력적인 식물입니다. 모종이나 씨앗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고, 차근차근 재배 과정을 기록하면서 즐기다 보면 언젠가는 직접 키운 생와사비로 고기를 싸먹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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